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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잘못했어요#3

아빠 잘못했어요#3

 

아버지의 뒤늦은 후회는 나날이 심해졌습니다.

“ 내가 왜 이런 무식한 여자랑 결혼해서 “

그 말을 들은 할머니는

“ 거봐라 네가 여우랑은 살아도 곰 하고는 못 사는 팔자여 “

그때부터였을까요

아버지는 천천히 무섭게 변해갔습니다.

아버지는 일정한 수입조차 없는.

출, 퇴근이 없는 목수 막일 꾼이셨어요.

할머니에게 의지하며 용돈을 받고 쓰는

누가 보아도 반 백수에 불가한 마마보이처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할 수 없는 무능함을 알고 계셨는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드시는 술에

점점 의식을 빼앗기듯 알코올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폭력성은 극에 달했죠.

커가는 아들의 모습이.

엄마를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이 꼴 보기 싫어서였을까요

저를 부르시고는

“ 아들 너 이제 학교 말고는 집 밖에 나가지마 라 “

“ 네 아빠.... “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TV 라도 켜는 날엔

“ 공부 안 하고 TV 를 봐? 이 새끼가 “

침대 밑. 어두운 곳에서 두꺼운 나무토막을 꺼내 사정없이

저를 때리셨어요.

그곳엔 망치며 각종 무섭고 무거운 공구 들이 널브러져 있었거든요.

 

하루는 이가 아파왔어요.

빠지려는지 자꾸만 흔들렸죠.

그걸 보신 어머니는 

“ 아들 데리고 병원 좀 다녀올게요 “

“ 병원? 무슨 병원! 그 돈으로 소주나 사와 “

하시며 어디선가 펜치를 들고 오시고는

저의 흔들리는 이를 부러뜨리듯 뽑아버리시는 일은

너무 잦았습니다.

옥상에 올라가 날아가는 까치에게

새 이빨 달라며 소리치면서도

안빠지는 이를 달라고 마음속으로 울부짖었죠.

어느 날, 학교에서 바자회가 열렸어요.

친구가 가져온 흰색 바지가 너무 예뻐서

300원에 구입했어요.

얼른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입어보고 싶었죠.

집에 돌아온 저는 너무나 마음에 쏙 드는 흰색 바지를 입고

밖을 나갔어요.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마당을 지나 대문을 열고 나간 순간, 

술을 사 오신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어요.

“ 이 새끼가 어딜 기어나가 공부 안 하고? “

이 옷은 어디서 났냐며 입은 바지를 벗기시고는 

목을 졸랐어요. 찢어지고 더러워진 흰색 바지는 

한번 저의 목에 감겼다가 쓰레기통에 버려질 운명이었던 거죠.

팬티만 입은 채 두들겨 맞으면서

밖에 나가려고 했던 제가 너무 미웠어요.

“ 아빠 잘못했어요. 다시는 밖에 안 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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